글랜우드PE, 베어링PEA 상대 1300억 위약벌 소송 제기한다

입력 2022-12-16 09:41   수정 2022-12-19 09:59

이 기사는 12월 16일 09: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PE가 1조27500억원 규모의 PI첨단소재 거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홍콩계 PEF 베어링EQT아시아(베어링PEA)에 대한 법적 소송에 나선다. 베어링PEA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약 파기가 이뤄졌다고 맞서고 있어 책임 소재를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PI첨단소재도 피해…손해배상 청구도 추진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PE는 베어링PEA를 상대로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벌(Termination fee) 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애초 거래 종결일인 오는 30일이 지나 내년 초에 소송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

글랜우드PE는 조 단위 규모 거래임에도 베어링PEA로부터 계약 당시 계약금을 받지 않았다. PEF간 거래에서는 투자 시 계약금, 잔금 납입 두 차례에 걸쳐 LP에게 캐피탈콜을 요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관행적으로 최종 거래일에 거래 대금 전액을 한 번에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랜우드는 소송을 해야만 계약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위약벌 청구 규모는 최대 13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금액 1조2750억원의 약 5~10% 수준이다.

아울러 글랜우드PE는 회사의 경쟁력 저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 중이다. 글랜우드PE는 지난 6월 계약을 체결한 뒤 베어링PEA와의 공동 경영기간 동안 회사가 입은 피해 규모를 추산하고 있다. 베어링PEA는 계약 체결 뒤 글랜우드가 추진한 회사 경영과 관련한 주요 의사결정에 대해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회사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인 결정들이 ‘올스탑’된 셈이다.

글랜우드PE는 PI첨단소재 실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계약이 체결되기 직전인 2분기에는 매출 750억원, 영업이익 129억원을 거뒀고, 체결 후인 3분기에는 매출 702억원, 영업이익 140억원을 기록했다.

베어링PEA는 계약 파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베어링PEA 측은 지난 14일 계약 파기에 대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계약에 의거해 해제권을 적법하게 행사했다"고 공시했다.

양측간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앞으로 치열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계약서 상 계약 파기와 관련한 위약벌 규정에 따라 소송이 진행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베어링PEA가 계약을 깬 건 소송전으로 가더라도 이길 승산이 있거나 지더라도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랜우드,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인수자의 거래 계약 파기로 법정 소송까지 번진 사례는 빈번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19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가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자 재실사를 요구했다. 당시 아시아나 항공이 이를 거부하면서 계약이 불발됐다. 현산은 계약시 납부한 계약금 2500억원에 대한 반환 소송을 제기했으나, 최근 패소했다.

베어링PEA도 과거 거래 상대방의 계약 파기로 법정 소송을 벌인 경험이 있다. CVC캐피탈은 2016년 베어링PEA가 보유한 로젠택배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으나, 회사의 실적 오류를 이유로 계약을 파기했다. 당시 베어링PEA는 CVC에 계약금 50억원을 지급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국재 중재를 신청해 승소했다.

글랜우드PE는 소송을 이기더라도 적잖은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매각이 무산됐다는 오명을 쓰게 된데다, 회사 주가도 매각 과정 당시보다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올 초만 해도 PI첨단소재 시가총액은 2조원이 넘는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9000억원대 안팎 수준을 오가고 있다. 게다가 글랜우드PE가 법정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재매각에 나서더라도 제 값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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